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약 15억 유로,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ZF그룹의 ADAS 사업부를 인수해요. 자동차 업계에서 꽤 큰 딜이 성사된 거예요.
ADAS가 뭔지 잠깐 설명드릴게요.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의 약자인데요, 쉽게 말해 차선 이탈 경고, 자동 긴급 제동,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운전자 보조 기능들을 통칭하는 거예요. 요즘 나오는 신차들에는 거의 기본으로 탑재되는 그 기능들이에요.
하만은 JBL, 하만 카돈, AKG, 바워스 앤 윌킨스 같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로 유명하죠. 자동차 안에서 들리는 고급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디지털 콕핏이라 불리는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만의 주력 분야였어요. 전 세계 5천만 대 이상의 차량에 하만 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하니 규모가 상당하죠.
그런데 왜 갑자기 ADAS 사업을 인수한 걸까요?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줄여서 SDV라고 부르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SDV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핵심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를 말해요. 스마트폰처럼 차량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성능이 개선되는 거죠.
이런 흐름에서 중요한 건 바로 통합이에요. 지금까지는 오디오 시스템, 내비게이션, ADAS, 자율주행 기능이 각각 따로 작동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이 모든 게 하나의 중앙 컴퓨터에서 통합 관리되는 구조로 바뀌어요. 하만이 디지털 콕핏만 가지고 있으면 절반밖에 못 하는 셈이었던 거예요.
이번 인수로 하만은 ZF의 스마트 카메라, 레이더, ADAS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하게 됐어요.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인포테인먼트부터 안전 기능까지 한 회사에서 통합 솔루션을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시스템 설계가 간소화되고, 개발 기간도 단축될 수 있어요.
하만 자동차 부문 사장 크리스티안 소보트카는 이번 인수에 대해 업계가 변곡점에 서 있다고 표현했어요. 안전성, 인텔리전스, 실내 경험이 하나의 컴퓨팅 아키텍처로 통합되어야 하는 시점이라는 거예요. 인지 기반 오디오 신호부터 상황 인식 운전까지, 새로운 종류의 크로스 도메인 경험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ZF 입장에서도 나쁜 딜은 아니에요. ZF 그룹 CEO 마티아스 미드라이히는 ADAS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할 이상적인 파트너를 찾았다고 했어요. 동시에 15억 유로라는 큰 금액이 들어오면서 부채를 줄이고, ZF가 글로벌 리더인 다른 핵심 기술에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삼성전자의 전략적 의도도 엿볼 수 있어요. 하만 이사회 의장이자 삼성전자 수석 고문인 손영은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사업 규모가 70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어요. 이번 ZF ADAS 인수로 그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거예요. 삼성이 미래 모빌리티에 대해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인수가 완료되면 유럽, 미주, 아시아 전역에서 약 3,750명의 ZF 직원이 하만으로 합류하게 돼요. 규제 승인을 거쳐 2026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에요. 상당히 큰 규모의 인력 이동이 수반되는 만큼, 통합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도 관전 포인트예요.
자동차 업계 전체로 보면 이런 움직임은 계속될 거예요.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로 업계를 뒤흔든 이후,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도 SDV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어요. 그리고 그 전환을 지원하는 티어1 공급업체들 사이에서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죠.
하만의 이번 인수는 단순히 사업 영역 확장을 넘어서, 차량 내 경험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에요. 오디오와 디스플레이만 담당하던 회사가 이제는 차량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핵심 기능까지 책임지게 된 거예요.
앞으로 우리가 타게 될 차량은 지금과 많이 달라질 거예요. 차선을 인식하는 카메라와 스피커에서 나오는 경고음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고, 운전 상황에 따라 오디오 볼륨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경험. 이런 것들이 더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구현될 수 있어요.
자동차가 점점 더 스마트폰처럼 변해가는 시대, 하만과 삼성이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지켜볼 만해요.
📎 관련 링크
하만 공식 웹사이트: https://www.har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