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V라는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피부로 와닿지 않으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정말 엄청난 기록이 하나 탄생했습니다. 바로 일본의 신에츠화학과 벨기에의 아이멕이 손잡고 이뤄낸 성과인데요.
아이멥에서 신에츠화학의 300mm QST 기판을 사용해 GaN(질화갈륨) 반도체 소자의 항복전압 650V를 넘어서는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어요. 사실 실제로는 800V 이상까지 견뎠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성과죠.
먼저 GaN이 뭔지부터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GaN은 질화갈륨이라는 화합물 반도체인데, 기존 실리콘보다 전력 효율이 훨씬 뛰어나요. 특히 고전압, 고주파 환경에서 성능이 우수해서 전기차 충전기, AI 데이터센터 전원장치 등에 꼭 필요한 소재랍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GaN을 실리콘 웨이퍼 위에 키우면 열팽창 차이 때문에 웨이퍼가 휘거나 갈라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거든요. 특히 웨이퍼 크기가 커질수록 이런 문제가 더 심해져서, 300mm 대구경 웨이퍼로는 제대로 된 소자를 만들기가 어려웠어요.
여기서 신에츠화학의 QST 기판이 등장합니다. 이 기판의 특별한 점은 GaN과 열팽창계수가 거의 똑같다는 거예요. 쉽게 말해 온도가 변해도 GaN과 기판이 똑같이 팽창하고 수축해서 휘거나 갈라질 걱정이 없다는 뜻이죠.
신에츠화학은 미국 큐로미스로부터 이 기술을 라이선스 받아서 150mm, 200mm 기판을 만들어왔는데, 올해 9월부터는 드디어 300mm 샘플까지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멕은 이 300mm QST 기판을 받아서 5μm(마이크로미터) 두께의 HEMT 소자를 만들었어요. HEMT는 고전자 이동도 트랜지스터라는 뜻인데, 전자가 매우 빠르게 움직여서 고속, 고주파 동작이 가능한 트랜지스터예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300mm 기판에서 650V를 훨씬 넘어서는 800V 이상의 항복전압을 달성했고, 웨이퍼 전체에 걸쳐 균일한 성능을 보여줬어요. 이는 300mm SEMI 표준 기판에서는 세계 최고 기록이라고 해요.
이게 왜 중요한지 말씀드릴게요. 먼저 웨이퍼 크기가 커질수록 한 번에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어서 생산비용이 크게 줄어들어요. 200mm에서 300mm로 늘리면 면적이 2.25배 늘어나거든요. 게다가 기존 실리콘 웨이퍼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서 설비 투자비용도 아낄 수 있고요.
특히 요즘 AI 데이터센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고효율 전원장치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요. ChatGPT 같은 AI 서비스를 돌리려면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때 GaN 소자를 쓰면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거든요.
아이멕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650V급 제품 개발을 마치고, 이제 1200V 이상의 더 고전압 제품 개발에도 나선다고 해요. 전기차나 산업용 장비에서는 더 높은 전압이 필요하거든요.
신에츠화학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현재 150mm, 200mm QST 기판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고, 300mm 기판의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답니다. 이미 국내외 많은 고객사들이 이 기판을 평가하고 있고,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스마트폰 충전기부터 전기차, 그리고 AI까지, 모든 것이 더 효율적이고 빨라질 수 있는 기초 기술이 하나 더 완성된 셈이에요.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